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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카페

송리단길 카페 가배도 분위기 좋은 핫플레이스 추천

가배도, 여기 티라미수 맛집인걸?

 

이런 말 하면 좀 창피하지만 사실 '송리단 길'은 난생처음이었다. 한 때 송파구에서 오래 살았지만 그때는 이렇게 카페거리가 형성되기 이전이었기 때문에.. 그래서 어린 시절부터 알고 지낸 송파구 토박이 친구랑 송리단 길을 왔다. 아무래도 친구는 집 근처이기 때문에 이곳저곳 좋은 카페를 많이 가보았고, 나에게 한 곳을 추천하고 싶다며 데려갔다. 그곳이 바로 이 가배도! SNS상에서도 이미 유명하고 직접 가보니 고즈넉한 분위기도 최상인 데다 어디서도 느끼지 못하는 나무향이 은은하게 나서 좋았다. 추운 날씨에 내부는 아늑하고 따뜻해서 들어가는 순간 마음에 쏙 들었다. 

이곳에 오는 모든 손님들은 사진 찍기 바빠서 인지 벽면에 셔터 소리 안 나게 조심해달라는 문구가 붙어있었다. 안에서 조용하게 차를 마시고 싶어 하는 손님들에 대한 또 다른 배려로 느껴졌다. 나는 도저히 셔터 소리가 안 나게는 할 수 없는 핸드폰(요즘엔 기본 카메라 다 그렇지 않나요?)이라서 소리 나는 부분을 막고 조용히 인테리어를 찍어보았다.  

분위기 진짜 어쩔거야... 사실 친구랑 온 건 평일 낮이었는데 주말이 되면 사람들이 엄청나게 붐벼서 조용히 차를 마시기엔 무리가 있다고 들었다. 지금 온 우리 칭찬해. 백수여서 행복한 건 이거뿐인 것 같아. 다시 돈의 노예가 되어야지 후후. 아무튼 간에 사진은 사람들이 나가자마자 재빠르게 찍었을 뿐이고 금세 또 사람들이 새로 들어와 앉았다. 지금은 일부로 안쪽에 사람들이 있는 방향으로는 사진을 찍지 않았는데 실제로 가보면 더 많은 자리가 있다.

자리를 잡고 시킨 메뉴는 라비앙로즈 티와 얼그레이 티라미수. 가격은 각 7천 원이고, 이곳의 메뉴 구성은 판나코타와 티라미수 그리고 각종 커피와 차가 있었다. 친구는 예전에 판나코타와 사쿠란보 티를 먹어보았다고 했는데 둘 다 너무 맛있어서 나를 데려왔다 했다. 판나코타는 푸딩같이 생겼고 순두부 마냥 부드러워서 좋았고, 사쿠란보 티는 자기 입맛에 딱 맞아서 올 때마다 이것만 마셨다고 했다.

어쨌든 이번엔 나와 왔으니 나의 의견도 반영을 하여 새로운 도전을 해본 우리. 티라미수를 기본으로 할까 하다가 얼그레이가 너무 궁금해서 시켜보았는데 결론은 대만족! 사실 나는 티라미수 전문 프랜차이즈에서 일을 해보기도 했지만, 내가 당시 이 티라미수를 홍보해야 했다면, 한 입만에 영감을 얻어 마케팅을 더 잘했을 것 같다(?) 아무튼 티라미수 먹고 반한 건 태어나서 처음. 안에 뭔가 꾸덕한 치즈도 느껴지면서 위에 흘러내리는 크림은 너무 부드럽고 티라미수 자체도 촉촉하면서 그냥 입에서 녹아내리는데 그 와중에 치즈의 고소함이 입안에 풍기고... 지져스.. 말잇못

가능만 하다면 화면을 넘어서 이렇게 한입만이라도 선사하고 싶은 마음.. 후 여기 티라미수 맛집이네.. 그렇다면 과연 라비앙로즈 티와 궁합도 잘 맞을까 궁금해서 차를 좀 우린 뒤에 따라보았다. 나를 위해 차를 따라주는 친절한 친구 손도 등장함

라비앙로즈 티는 약간 새콤한 맛이 강했고, 향도 굉장히 좋아서 티라미수의 끝에 살짝 느끼함을 덜어주는 데 한몫했다. 그렇지만 절대로 티라미수가 느끼하지는 않음. 느끼할 만할 때쯤 마셔주면 입가심시켜주듯이 찰떡궁합을 이루었다. 차를 마실 때 2잔을 채우고 나면 주전자에 물이 비는데 그때 카운터에 가서 한번 더 물 리필해달라고 하면 친절하게 따뜻한 물을 추가해주신다.

우리는 그렇게 차를 한번 더 우려 마셨고, 아주아주 만족스러운 마음으로 나올 수 있었다! 친구가 추천해준 송리단 길 가배도는 분위기도 너무 좋아서 내 기억 속에 오래 남을 것 같고, 얼그레이 티라미수를 먹으러 또 오게 될 것 같다. 다음번에는 다른 메뉴들도 시켜서 다 먹어보고 싶다. 그리고 또 다른 송리단길 카페들을 정복해보고 싶은 마음이 솟구쳤다! 그러기 위해선 돈을 벌어야겠지!

 

 

<사진 불펌은 정의의 이름으로 용서하지 않겠습니다.>